人박소현이
<Dicere>
2025, 디지털 영상, 단채널 영상 설치, 사운드, 컬러, 흑백, 12분
<Beloved Book>
2023, 모조지에 인디고 인쇄, 인쇄 위 드로잉, 노출 제본, 18.2×12.8×2.7cm
박소현이는 동시대를 지구에 발을 딛지 못하는 인류의 비극으로 진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몸을 가진 인간의 새로운 실존법과 예술의 위치를 고민하는 것이 그의 주된 작업 주제다. 기술 매체의 지속과 사라짐으로 인해 재편되는 몸의 기억을 카메라, 회화, 책 등 다양한 매체를 거쳐 불가능한 재현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단채널 영상 <Dicere>는 작가의 두 번째 영화 <숨심에 대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 출발한다. 임종을 앞둔 그의 할머니에게 작가가 건넸던 말과 그때는 하지 못했던 말을 비롯한 무수한 말이 배우의 입을 통해 카메라 앞 텅 빈 연극 무대 위에서 재현되었다. 한 권의 책이자 동시에 드로잉 노트이기도 한 <Beloved Book>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생성해 낸 메모, 읽은 책, 들은 말 등을 적어 놓은 노트다. 스스로 발화해 새로운 상상과 유추를 만들어내는 그의 작품들은 비선형적 시간 가운데에서 중첩과 축적을 은유하며 개인의 이야기들이 서로 기대어 이내 연결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