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Archive
  • 수상작
  • Archive
  • 수상작

신준항

<필사즉생 필생즉사>
2025, 알루미늄, 페트병, 나무, 80×300×35cm
신준항은 가상과 실재, 혼종성과 정체성의 경계를 탐구한다. 그는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미디어 속 이미지로부터 비롯한 판타지를 조형 언어로 실체화하는 데 관심을 둔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뜻의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는 이순신 장군의 좌우명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순신을 둘러싼 영웅 서사가 실제에 기반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학습해 온 역사 관련 교육과 재생산되는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신화화되었다고 본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는 그런 판타지적 존재를 조각으로 물성화해 보려는 시도다.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시대 군함 판옥선의 이미지를 빌려 기념 장식품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용 문양을 단조 기법의 음각으로 새겼다. 알루미늄에 광을 낸 것은 군장점이나 전통 기념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키치하고 화려한 미감을 따른 것이다. 실제 전통은 아니지만 인위적으로 제작된 전통 기념품의 장식성에서 착안한 요소들로 이뤄진 작품은 진짜 전통이 아닐지라도 그 안에서 향유되는 감정과 연대감은 실제와 다름없음을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