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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현

<고임돌>
2025, 레진에 우레탄 페인트, 대리석, 150×220×145cm
이용현의 <고임돌>은 직조의 방식으로 제작한 플라스틱 조형물과 대리석을 조합한 작품이다. 작품 속 플라스틱은 거푸집을 통해 고정적인 형태로 주조된 것이 아닌, 액체 상태에서 직조의 방식으로 조형되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은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형상을 띠며 거친 표면을 지닌다. 불규칙하게 울컥거리는 표면은 마치 자연석이 순간적으로 부러졌을 때 드러나는 날카로운 단면을 연상시킨다. 한편 이 큰 부피의 플라스틱 바위는 작고 섬세한 대리석을 지지체 삼아 땅 위에 균형을 잡고 서 있다. 고임돌인 대리석은 플라스틱의 울퉁불퉁한 표면과는 대조적으로 매끈한 표면을 드러낸다. 반복적인 연마 과정을 통해 사라진 흠집과 인공적인 광택으로 마감된 겉은 대리석이 거쳐온 자연과의 시간을 담는다. 이처럼 거칠고 거대한 플라스틱과 매끄럽고 조그만 대리석의 대비는 오랜 시간이 축적된 자연 재료의 무게와, 이에 기대어 생존하는 인공 재료에 대한 작가의 관찰을 제시한다. 곧 작품은 자연과 인공, 힘과 부피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