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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왕복풍경>
2026, 타이벡에 복합매체, 152×208cm

이소연은 표면을 감각과 인식이 교차하는 지각의 장으로 바라본다. 마찰, 압력, 접촉 같은 신체적 행위를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사건을 드러낸다. 흡수와 밀착을 거부하는 표면 위에서 감각과 제약이 부딪히는 과정을 살피되, 그 가운데에도 여전히 겹치고 밀착되는 관계를 포착한다. <왕복풍경>은 작가가 타이벡(Tyvek)을 활용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타이벡은 물기를 빨아들이거나 안료를 고정하지 않으며, 흔히 떠올리는 방식의 이미지 생산에 저항하는 산업용 재료다. 작업은 압력, 마찰, 비비기, 물 등을 경유하며 이 저항을 물질의 조건이자 동시에 체험으로 살피고, 안정된 이미지 대신 하나의 사건을 발생시킨다. 자국이 나타나고, 흐려지고, 실패해 가는 과정에서 지각은 시각에서 신체적·촉각적 관여로 옮겨 간다. 이러한 물질적 저항에 대한 탐구는 한국 사회 안에서 집단적 경험과 인내를 거쳐 만들어져 온 사회·문화적 저항의 형식들과도 맞닿아 있다. 저항은 단지 대립이 아니라 생존, 지속, 그리고 압력 아래에서 형태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타이벡의 표면은 이러한 성질이 신체적 관여를 통해 시험되는 장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