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서는 산업 생산물의 기능과 효율 뒤편에 잠겨 있는 서사를 발굴해 사회적 맥락과 연결하고, 그 역할을 바꾸는 데 주목한다. 사회적 생산물로서의 속성을 관찰하고, 그 물성을 활용해 조각과 설치로 옮긴다. 주로 생산과 유통의 중간 단계에 있지만 결국 가려지고 마는 장면을 앞으로 끌어내어,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사물의 속성과 산업의 현실을 다시 비춘다. 작가는 통제와 은폐를 목적으로 설계된 건축물 '남영동 대공분실'의 기이한 건축적 특징을 조각으로 변환하고 수집한다. <낙엽(1:1)>과 <뒷문(1:250)>은 1층과 5층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대공분실의 나선 계단을 다룬다. <낙엽>은 철제 나선 계단의 한 개 층을 1:1 스케일로 재현한다. 계단의 재료가 되는 철제 판 위에 종이를 대고 흑연을 문지르는 행위는 애도이자 해체의 움직임이다. <뒷문(1:250)>은 대공분실의 1층과 5층 평면도를 1:250의 축척, 즉 부품의 스케일로 변환한다. 그 둘을 연결하는 축으로서 '볼트'는 나선 계단의 발걸음 그리고 또 다른 나선을 은유한다. 두 작업은 각기 다른 축척으로 대상을 대하는 거리와 온도를 달리하며 서로를 참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