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별은 생산성과 효율성이라는 사회적 질서에 이의를 제기하며 사물들을 삐딱하게 결합한다. 한쪽 방향으로 흘러야만 하는 시계의 물리적 법칙 위에서, 사물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서로를 밀어내며 엉망으로 움직인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쓸모없는 반복, 기존의 궤도에서 벗어난 사물들의 몸짓은 견고한 질서 속에 조용한 균열을 낸다. 조금 '덜 맞고 덜 정리된' 상태로 헛도는 이 움직임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기에 오히려 자유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효율의 체계 바깥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을 탐색한다. <회전하는 사물들>은 "이상하게 결합된" 상태의 사물을 제시한다. 이는 경로가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는 "조각으로 맞춰진" 작가의 정체성과 닮아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오직 생산성과 묶여 있는 사회적 방향, 구조, 질서에 의문을 던지며 이를 비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