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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은

<밤의 이동>
2026, 스틸, 폐유 및 혼합재료, 가변 크기

김채은은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을 단서 삼아 조각 매체를 탐구한다. 그의 조각은 '사건이 일어나도록 매개하는 장치'로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상황을 구성한다. 철판, 나무, 전자부품을 결합하며 도시의 거대한 표면 아래 가려진 공간, 그곳에 스며든 소리와 사물들의 이야기를 드러낸다. 새벽이면 가로등 아래나 공터 같은 장소도 언제든 무대가 될 수 있다. 작가는 기능이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은 채로 일시적인 무대의 성격을 띠는 도시 곳곳의 공간에 주목한다. <밤의 이동>은 철근과 철판의 이음새를 그대로 노출한 채 헐겁게 조립된 구조로, 언제든 해체되거나 다른 구조와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철판 아래에는 LED 전구와 검은 조각들이 있다. 검은 조각들은 나타났다 사라지는 속성을 지닌 그림자에 물질의 형태를 부여한 것으로,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부분적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