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은은 조각과 퍼포먼스 위주로 작업한다. 조각은 퍼포머로서 기능하며 퍼포먼스나 전시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과정에 무게를 두고, 그로부터 떠오르는 형상과 감정을 살핀다.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들은 작업을 통해 우화가 되고, 그 우화는 교훈이 아니라 앙금을 남긴다. 작업은 몸의 감각과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다루며 공간과 단단히 묶인다. 때로는 공간이 제공하는 형식적, 사회적, 정서적 구조에 응답하도록 새로 만들어지거나 다시 편집되기도 한다. <날따름>은 무성 퍼포먼스다. 모든 형식과 수단의 사운드를 거부하며, 시간을 다루는 작업에서 사운드의 사용이 정말 정당한지 의심한다. 대신 시간의 흐름을 사용하는 다른 요소들, 즉 사람-퍼포머, 조각-퍼포머, 비퍼포머, 조명의 움직임과 빛의 강도를 엮어내며,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몸의 감각을 끌어올린다. 줄거리는 토끼 다섯 마리의 피카레스크(악동들이 겪는 일화 형식) 이야기로, 한 마리가 나머지를 곤경에 빠뜨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