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은 영상, 조각, 퍼포먼스를 통해 신체와 감각, 언어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한 사람의 경험에서 발생한 감각이 타인의 언어와 사회적 서사를 거치며 어떻게 변형되고 다시 짜이는지에 주목하며, 이미지와 텍스트, 신체의 결합을 통해 감각의 어긋남 그리고 인식의 조건을 다룬다. <빨간망토와 자각몽>은 그림 형제의 동화 『빨간 모자』를 타인의 언어에 대한 은유로 삼아, 위험을 경고하는 언어 그리고 그 언어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서사를 다룬다. 텍스트는 신체 위에 겹치며 시간적으로 어긋난 채 나란히 놓이고, 설명이 아니라 시각적 결합을 통해 움직임의 인과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타인의 언어와 신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동일시와 불일치의 순간들을 탐색하며, 읽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시각적이고 신체적인 사건이 되는지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