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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서

<살아남은 잔상>
2026, 종이에 드로잉, 각 10×14.8cm

김윤서는 해소되지 않는 상실의 경험을 사물이나 장소의 상태와 연결한다. 이러한 작업은 역사적 유물론에서 배제된 감각을 발견하고 길어 올리는 과정에서, 역으로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일이다. 작가는 특히 중력을 거스르려 했던 시도, 보고자 하는 욕망이 모이는 장소, 그것을 실험하기 위해 고안된 구조물 같은 풍경에 주목해 왔다. 작가는 이러한 풍경이 기능을 잃은 채로 남아 있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시간에서 옮겨 심어지거나 감춰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특성은 곧 서로 다른 시간대의 일들이 하나의 시간선 안에서 짜이는 영상의 특징과도 맞닿는다. <살아남은 잔상>은 허버트 제틀(Herbert Zettl)의 벡터 개념(영상 화면 안의 시각적 방향성과 힘을 분석하는 틀)을 참고하여, 이미지 속 시선, 손의 방향, 군중의 배치, 건축적 구도 같은 요소들이 어떻게 특정한 낙관적 풍경을 조직하는지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