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은 직조에서 출발해, 공예 안에서 발생하는 노동을 하나의 동작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드러내며, 반복과 규칙 속에서 생성되는 감각과 차이를 탐구한다. 작가는 자카드 직기에서 비롯된 기술적 흐름을, 인간의 신체와 다시 관계 맺게 하는 악기적 장치로 해석한다. 직기라는 매체를 입력–처리–출력의 구조로 보면, 입력에 해당하는 신체 행위는 '밟기'다. 작업은 종광틀과 직기 구조를 제거하고 '밟기'라는 행위만을 남김으로써, 직기 내부의 논리를 직물 바깥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여기서 밟기는 공간에 흩어진 개별 종광바늘을 직접 들어 올리는 힘으로 작동하며, 기존에 직기 내부에 숨겨져 있던 연결 구조는 공간 위로 드러난다. 센서를 통해 감지된 움직임은 소리 같은 출력으로 이어진다. 작업에서 소리는 완성된 음악을 구성하기 위한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입력이 예상된 결과에서 벗어나 또 다른 출력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직기의 몸은 직물에 한정되지 않고 공간과 소리로 확장되며 새로운 구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