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은 신체를 데이터로 환원하고 개개인의 감각을 표준화하는 산업의 메커니즘, 그리고 그 밑바닥에 깔린 규범의 질서를 추적한다. 작가는 신체를 정의하는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해체함으로써, 시스템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경로를 조각으로 탐구한다. 규격화된 틀 안에서 신체가 반응하고 기억하며 미세하게 탈주하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익명화된 데이터나 물리적 자세로 옮겨지는 존재의 상태를 물질의 언어로 실체화한다. <Standard sleep>은 개인의 수면 데이터를 수치화해 그린 도판 위에, 신체를 특정 곡선에 길들이는 안마기구의 외형 그리고 인간의 척추 형상을 결합한 입체 작업이다. 이는 신체를 계측 가능한 정보로 환원하고, 시스템이 제시한 표준에 맞춰 감각과 자세를 끊임없이 조정하게 만드는 현대 사회의 규율 질서를 시각화한다. 특히 '회복'을 약속하는 도구가 개인의 감각 차이를 '오류'로 규정하며 신체를 통제하는 구조적 모순,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어긋남을 조형의 언어로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