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웅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장면을 통해 일상을 포착하며, 사라져 가는 풍경을 떠받치는 사물들에 초점을 둔다. 낡은 선풍기와 조명, 그리고 공간 앞에서 미세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신체의 일부가 이를 구현한다. 기억에서 잘라낸 것들은 풍경의 주인공 뒤에 잊힌 조연처럼, 사람들의 시선이 자주 놓치는 자리에 놓여 있다. 이 작은 조연들은 작가가 그 순간의 시간과 장소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단서가 된다. 작가는 이처럼 시야를 비집고 들어와 지각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는 사물들이 전체 풍경에 어떻게 부분으로 닿아 있는지를 질문해 왔다. 특히 최근 작가가 주목하는 '샹들리에'는 시야를 비추는 실질적인 기능을 하는 동시에, 결혼식장의 화려함과 즐거움, 연회장의 분주함, 그리고 행사 후 따라오는 깊은 고요함처럼 이중적인 성격을 함께 품고 있다. 작가는 빛나는 샹들리에 뒤에 자리한 이 고요함을 회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