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는 미디어와 감각의 관계를 탐구한다. 주로 불투명함, 어긋남, 실패를 감각의 결핍이나 오류가 아니라, 관계와 사유를 발생시키는 조건으로 다룬다. 번역을 소재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번역을 단순한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서로의 세계를 스치며 의미를 만들어 가는 실천으로 다룬다. 그 안에서 어긋남과 오역은 메시지의 실패가 아니라, 다른 존재가 서로의 세계에 들어서기 위해 남기는 흔적이자 의미 생성의 조건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읽기'는 인간만의 특권적인 능력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과 비인간, 기계가 서로의 인식 경로를 교란하며 함께 통과해 가는 열린 회로로 다시 배치된다. 작가는 그 안에서 서로의 언어를 끝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시도들이 어떻게 또 다른 형태의 연대를 만들어내는지를 묻는다. <Otherwise>는 해당 프로젝트의 중간 단계로서 인터뷰의 형식을 띤다. 작가는 작품 안에서 발화하며 어긋남과 변형의 가능성을 발생시킨다. 즉 이 작품은, 추후 완성될 프로젝트를 다시 번역의 과정 속으로 되돌리는 오-번역의 장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