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수는 과학기술 시대에 미지(未知)가 다뤄지는 방식을 탐구한다. 기계적 앎 속에서 미지는 배제되기도 하고, 신비한 것으로서 맹목적 믿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모순적 현상을 벽사와 기원이라는 주술적 역사와 연결 짓고, 현대 사회에서 미지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회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우리의 자기보호 욕구는 과학기술 시대에 와서 전지(全知)적 알고리즘의 분석과 예측을 통해 충족된다.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은 배제된다. 그런데 이러한 미지가 종교나 미신처럼 신념의 차원에서 또 다른 자기보호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현대사회는 전지와 미지라는 상반된 개념이 함께 존재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전지와 미지가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 해로운 것을 막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부적이 기능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본다. 물리치려는 대상이나 바라는 것을 종이에 그려 안위를 기원하듯이,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알려 하고 알려 하지 않는지, 또 왜 그렇게 하는지를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