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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Hea)Vy Duty>
2024, 혼합재료, 가변 크기
박정선의 작품 속 영상은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계가 서서히 작동하는 데서 시작한다. 기계가 토해내는 기체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그 결과 다소 우스꽝스러운 풍선의 형태가 되는데 이는 진지한 작업을 수행하는 듯한 기계가 생산한 것은 허무한 농담에 불과했다는 아이러니를 나타낸다. 영상은 눈으로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에 의해 무자비하게 흡입되는 데이터들과 그로 인한 정보를 소비하는 현대사회를 은유한다. 영상 작업 옆에 자리한 탑 형태의 조형물은 개미집으로, 여기엔 하릴없이 땅굴을 파는 개미들이 있다. 개미들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체임에도 주체성이 결여된 채 옆의 영상 속 기계에 연료를 제공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개미집에 각인된 유튜브 메시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