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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윤

<무제>
2024, 반투명 실리콘 호스, 투명 실리콘 호스, 에서 퍼 올린 흙, 레진, 피, 딸기잼, 타트체리 젤리, 탐폰, 액체 안료(레드), 비타민제, 타이레놀, 꿀, 콜라겐 가루, 가변 크기
성지윤은 이 작품에서 호스 속을 채우는 과정을 조각한다. 본인과 주변인의 신체 부산물 등을 레진과 함께 섞은 다음 미온한 상태가 되면 호스 속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링거액이 천천히 시간을 쏟아내듯 끈적한 물질들은 어느새 가장 아래로 모여든다. 이는 마치 몸속으로 무언가를 섭취하고 씹고 삼켜 소화해내는 과정과 같다. 작품은 하나의 얕은 기호에서 비롯된 물질이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혼합되고 변색하게 되는 과정에서 제3의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음 보여준다. 일종의 연금술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러한 과정은 여러 게임에서 ‘폴리모프 마법’이라 불리는 효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젠더 구분을 변증시키고 다른 형태 그리고 다른 생물로의 변화를 꾀한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다.